2024년 출간된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의 신간 『불안세대(The Anxious Generation)』는 스마트폰 세대인 Z세대가 겪고 있는 정신적 위기의 본질을 파헤칩니다. 책의 출간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부모와 교육자, 정책 입안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디지털 양육의 경고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청소년 뇌 발달과 사회 구조 전반 관련하여 저자가 말하는 불안의 뿌리를 따라가며, 우리 사회가 지금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스마트폰은 언제부터 아이들을 바꿨는가 (디지털 전환의 시점)
저자는 『불안세대』에서 Z세대 불안의 원인을 명확히 지적합니다. 바로 2010년 이후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되며 시작된 디지털 전환입니다. 아이폰이 등장하고 인스타그램, 스냅챗 같은 SNS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계의 방식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저자는 이 흐름을 ‘실외 놀이 세대’에서 ‘스마트폰 세대’로의 전환이라 명명합니다. 예전 세대는 놀이터와 친구를 통해 사회성을 키웠지만, Z세대는 기기 속에서 세상을 배우고 비교하며 자랍니다.
포춘코리아 기사에 따르면, 저자는 이를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심리적 실험”이라 표현하며, 그 결과로 청소년 자살률, 불안장애, 우울증 등의 수치가 2012년부터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한국 청소년들도 SNS 중독, 게임 과몰입, 수면 부족 등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국내 전문가들 또한 “Z세대는 태생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미성숙한 뇌와 끝없는 자극, 불안은 이렇게 자란다 (청소년 발달의 관점)
2025년 현재,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는 단순히 ‘예민한 아이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자는 청소년기 뇌의 미성숙함과 스마트폰 자극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전두엽, 감정조절, 사회적 판단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은 20대 중반까지 완전히 발달하지 않지만, SNS는 하루에도 수백 번의 비교와 반응을 요구합니다.
저자는 이를 “뇌에 맞지 않는 설계 환경”이라 부릅니다.청소년은 아직 자기 감정을 조절하거나 외부 반응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 스마트폰은 끝없는 콘텐츠, 메시지, 알림을 통해 도파민 중독 상태를 만들고, 이는 결국 집중력 저하, 불면, 우울감, 자존감 붕괴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책에서는 여학생의 자해 및 자살률 증가를 대표적 데이터로 제시합니다. (특히 SNS와 외모 비교, 소속감 부족이 소녀들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기회를 빼앗은 것은 아닌가?”
지금 당장 바꿔야 할 것들 (부모와 사회가 할 일)
『불안세대』는 이에 구체적인 해법과 행동지침을 아래와 같이 제시합니다.
• 스마트폰 사용 최소 만 14세 이후 허용
• SNS 계정은 만 16세 이후 개설
•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 (쉬는 시간 포함)
• 실외 놀이와 공동체 활동 의무화
•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정규 교육과정 포함
저자는 부모에게도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스마트폰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른으로서 규칙을 만들고, 환경을 설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에서도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스마트폰 보관함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서울시 교육청은 디지털 디톡스 주간을 시험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늦었지만 분명 반가운 변화이며, 이 책이 촉매제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Z세대와 공존하는 법을 고민해야 할 때
『불안세대』는 우리가 만든 디지털 환경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어떻게 흔들고 있는지, 그 속에서 어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사회적 선언문입니다.
2025년 지금, 이미 많은 부모와 교육자들이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실천 가능한 해법을 고민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아이들이 불안한 것은, 그들이 약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늦기 전에 바꿔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디지털 환경을 더 늦기 전에 되돌려줄 수 있습니다. 책 한 권이 세대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