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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방영, 2023년 완결된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하지만 2025년 현재, 이 작품이 다시 한국 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릴스와 쇼츠, 다시 보기 열풍, 그리고 성지순례까지. 완결된 작품이 어떻게 다시 역주행하게 되었는지, 그 현상을 분석하고 진격의 거인의 ‘지금’을 조명해봅니다.
완결 이후 이해되고 있는 거대한 이야기의 무게
진격의 거인은 애초부터 단순한 전투 애니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초반 ‘거인이 사람을 잡아먹는’ 자극적인 설정 탓에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자극적이고 어두운 애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전개되며, 인간성, 정치, 자유, 전쟁, 도덕적 딜레마 등 심오한 철학적 주제들이 드러났고, 2023년 완결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작품은 ‘이제서야 이해되는 콘텐츠’로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에렌 예거라는 주인공의 변화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자유를 외치던 소년이 점차 세계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단순히 악당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딜레마를 보여주는 복잡한 과정이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시청자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그를 이해하거나 비판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진격의 거인은 '생각할수록 더 깊어지는 작품'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완결 후, 수많은 분석 영상과 글들이 쏟아지며 팬덤 내에서 복선 회수, 서사 구조 재해석, 캐릭터 심리 분석 등 해석 기반 콘텐츠 소비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번 보고 끝내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복합적인 사유를 유도하는 콘텐츠로 진격의 거인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Z세대와 감정 기반 콘텐츠 소비, 그리고 릴스의 폭발력
Z세대는 감정 몰입이 빠르며, 짧고 강렬한 영상에 높은 반응을 보이는 세대입니다. 이들은 정보보다 느낌과 감정, 정서적 공감을 중시하며, ‘짧은 순간의 울컥함’에 반응합니다.
진격의 거인은 바로 그런 포인트에서 릴스(Instagram Reels), 쇼츠(YouTube Shorts), 틱톡(TikTok)에서 재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YouSeeBIGGIRL!’과 같은 OST가 깔린 비장한 명장면, 에렌과 미카사의 이별 장면, 리바이의 오열 등은 몇 초 안에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는 콘텐츠로 가공되었고, 이러한 클립들은 수백만 뷰를 기록하며 릴스 알고리즘의 중심으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Z세대 밈’처럼 자리 잡은 대사들 — 예: “너랑 집에 가고 싶어”, “전 우경입니다” — 은 공감과 유머의 경계를 넘나들며 패러디 콘텐츠로도 재탄생합니다. 이러한 문화적 재해석은 진격의 거인을 단순히 ‘하나의 애니’가 아니라, Z세대의 감정 코드와 놀이터가 되는 콘텐츠로 재정의했습니다.
소비 방식의 확장: 콘텐츠를 넘는 '체험 문화'
현재 진격의 거인을 둘러싼 소비는 단순한 콘텐츠 시청을 넘어 체험형 소비 문화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첫째, 굿즈 소비가 활발합니다. 리바이, 에렌, 미카사 관련 피규어, 의상, 포스터, 스티커 등이 다시 불티나게 팔리며 오프라인 굿즈샵에서도 관련 섹션이 따로 마련되는 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둘째, ‘진격의 거인 성지순례’가 부활했습니다. 일본 규슈 지역을 포함해, 애니의 실제 배경이 된 장소를 방문하거나, 관련 전시회·기념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셋째, 유튜브에서 ‘이제서야 진격의 거인을 처음 본 리액션’ 콘텐츠가 인기입니다. 기존 팬들과 신규 유입 시청자들이 함께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콘텐츠 기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방식입니다.
콘텐츠의 재격상: 애니메이션 문학으로의 도약
2025년 7월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화 평론가들은 “진격의 거인은 전쟁과 인류, 체제, 자유에 대해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지는 콘텐츠로, 애니메이션 문학이라는 장르로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평가 변화는 기성세대까지 시청층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진격의 거인은 세대, 성별, 지역을 넘는 다층적 팬덤 확장을 이루며 역주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알고리즘 + 입소문 + 감정순환: SNS 파급 3중 효과
진격의 거인 역주행의 마지막 결정타는 알고리즘과 입소문, 감정순환이라는 SNS 3박자 시스템입니다. 릴스/틱톡 알고리즘이 강렬한 클립을 자동 추천 → 감정 자극 → 공유 → 유입자 증가 → 리액션 콘텐츠 생성 → 새로운 소비 촉진 이 구조는 콘텐츠의 수명이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되돌아오게 만드는 순환성을 만들어냅니다.
진격의 거인은 더 이상 과거의 유행작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릴스에는 수백 개의 새로운 클립이 올라오고, 굿즈는 매진되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정주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제서야 이해됐다’며 다시 보기 중입니다. 지금이 진격의 거인을 시작하거나 다시 보기 가장 완벽한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