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시작되는 유럽의 여름은 오페라의 계절입니다. 여름밤의 공기 속을 가르는 아리아, 고대 원형극장에서 울려 퍼지는 합창, 고성 정원에서 시작되는 현악기의 첫 음까지, 이 모든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매년 전 세계 오페라 팬분들이 여행을 떠나십니다. 그중에서도 꼭 기억해두어야 할 세 곳의 성지가 있습니다. 바로 베로나 아레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그리고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입니다. 이 무대들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오페라 역사에 전설이 새겨진 장소이며, 오늘날에도 새로운 명장면들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이탈리아)
이탈리아 베로나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고대 로마 시대 원형극장에서 1913년 베르디 <아이다> 초연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라는 격변 속에서도 매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특히 1951년 마리아 칼라스가 이 무대에서 <아이다>를 노래했던 순간은 오페라 팬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파바로티, 도밍고, 테발디 등 오페라 황금기의 거장들도 이 무대에서 빛을 발하였습니다.
2025년 시즌에는 6월 13일부터 9월 6일까지 <아이다>를 시작으로 <카르멘>, <라 트라비아타>, <투란도트>, <리골레토>, <나부코>,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특히 <아이다>는 거대한 무대 장치와 수십 명의 합창단, 실제 동물들이 등장하는 등 화려한 연출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예매는 현재 진행 중이며, 공연 일정 및 좌석 예매는 아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rena di Verona | Stagione Lirica e Teatr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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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arena.it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유럽 최고의 종합 예술제입니다. 1920년 연극 <Jedermann> 초연으로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오페라, 연극, 클래식 음악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특히 오페라 부문에서는 세계적인 성악가, 지휘자, 연출가들이 참여하여 매년 새로운 해석과 도전적인 프로덕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06년 안나 네트렙코와 롤란도 빌라존이 출연한 <라 트라비아타>는 21세기 오페라 부흥의 상징적인 공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5년 시즌은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열리며, <피가로의 결혼>(마크 민코프스키 지휘), <살로메>(프란츠 벨저-뫼스트 지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 더블빌, <레퀴엠> 연주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체 라인업은 2024년 11월 공식 발표 예정입니다. 공연 일정 및 예매 정보는 아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alzburger Festspiel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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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alzburgerfestspiele.at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 (영국)
영국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은 1934년 글라인드본 대저택에서 가정 오페라 무대로 시작된 페스티벌입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품격 높은 오페라 페스티벌 중 하나로 손꼽히며, ‘정원 피크닉 + 오페라’라는 독특한 조합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공연 전후로 관객들은 대저택 정원에서 포멀한 복장으로 피크닉을 즐기며 하루를 오페라와 함께 보냅니다.
글라인드본은 프로덕션의 완성도에서도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9년 <라 트라비아타>는 "오페라 무대에서 가장 시적인 죽음"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매 시즌 실험적이고 품격 있는 프로덕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5년 시즌은 5월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열리며,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라 트라비아타>, <인도의 왕자>, <라 캄파넬라>가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예매 일정 및 자세한 정보는 아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ome - Glyndebourne
Glyndebourne is an opera house in East Sussex, just one hour from London, which has been the venue for the annual Glyndebourne Festival since 1934.
www.glyndebourne.com
베로나의 아레나, 잘츠부르크의 무대, 글라인드본의 정원. 이 세 곳은 단순히 오페라를 감상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오페라가 인생을 바꾸는 예술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해질 무렵 고대의 돌 위에 울려 퍼지는 <아이다>의 첫 합창,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에서 마주치는 낯선 성악가의 노래, 글라인드본 정원에서 느긋하게 펼쳐지는 피크닉과 <마술피리>의 시작까지, 이 모든 순간들이 오페라 팬분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다가오는 2025년 여름, 오페라 팬분들께서는 지금부터 여행과 공연 계획을 세워보셔도 좋겠습니다. 오페라는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사는 예술입니다. 여름밤의 공기와 함께 울려 퍼지는 아리아 속에서 음악과 삶이 하나 되는 그 특별한 순간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