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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의 유래와 변화

by hoho1010 2025. 5. 4.

어린이날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 아니라, 아이들의 인권을 사회적으로 선언한 날입니다. 이 글에서는 소파 방정환이 어린이날을 만들게 된 이유와 그의 직업적 배경, 당시 국내외 사회 흐름 속에서 어린이날이 어떻게 제정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또한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분석하며, 어린이날의 본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소파 방정환, 어린이날의 아버지


소파 방정환(1899~1931)은 문학가이자 언론인이었고, 동시에 선구적인 아동 인권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어린이는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라는 철학 아래 동화 창작과 번역, 아동 잡지 발간, 거리 캠페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어린이날을 구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어 동화작가와 번역가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낮고, 가난한 아이들이 노동력으로 착취당하거나 교육 기회조차 없이 자라는 현실을 보며, 그는 교육과 계몽 이상의 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1923년, 그는 ‘색동회’라는 아동문화단체를 조직하고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어린이도 나라의 미래이자 존엄한 존재다”라는 철학을 사회에 알리는 날이었습니다.
그가 발간한 잡지 『어린이』는 국내 최초의 아동 전문 잡지로, 어린이용 동화, 동시, 교육 콘텐츠를 실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강연과 기고문을 통해 어린이 권리, 교육의 중요성, 존중받는 인격으로서의 아이를 강조하며 ‘어린이날’의 사회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그가 해외의 아동운동 흐름에도 관심이 있었던 점입니다. 그는 일본 유학을 통해 일본의 아동문화와 축제를 경험했고, 유럽의 아동 인권선언(1924년 제네바 선언 등)도 일부 접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가 어린이날을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린이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기록도 있습니다.
즉, 방정환은 국내 현실에 뿌리를 두되, 국제적인 인식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어린이날 제정 배경과 역사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 개인의 철학에서 출발했지만, 그 후로도 여러 변화를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23년 5월 1일, 민간 주도로 첫 어린이날이 개최된 이후, 1927년에는 날짜가 5월 첫 일요일로 조정됩니다. 그러나 1939년 이후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행사가 중단되었습니다. 어린이날이 다시 부활한 건 1946년, 광복 이후 조선아동문화협회가 5월 5일을 기념일로 지정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1975년에는 정부가 어린이날을 법정 공휴일로 공식화하며 전국적 기념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날의 목적은 단순한 휴식이나 놀이가 아닌, ‘어린이의 권리를 보호하고 인격 형성을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선언입니다. 방정환이 그랬듯, 어린이날은 단지 가족 나들이의 날이 아니라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사회 전체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날입니다. 이는 오늘날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하며, 한국 어린이날은 세계적으로도 아동권리를 강조한 대표적 기념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예전과 지금은 이렇게 다르다


어린이날은 그 태동기부터 오늘날까지, 사회 변화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1920~30년대의 어린이날은 사회운동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연설회, 거리 캠페인, 문예 행사 등으로 어린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당시에는 교육 기회가 부족하거나 아동노동이 일상화된 시대였기에, 어린이날은 계몽의 날로 기능했습니다.

광복 이후 1946년부터는 기념일의 의미가 다시 살아났고, 1980~90년대에는 TV광고, 백화점, 놀이공원 중심으로 상업화되기 시작합니다. ‘선물을 받는 날’, ‘가족 나들이의 날’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본래 취지와는 점차 거리가 생겼죠.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아이들이 실제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다시금 어린이날의 원래 의미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일부 교육기관과 시민단체는 아동 인권, 복지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본래의 취지를 확산시키고 있고, 다문화 가정, 장애 아동, 소외계층 아동 등 다양한 대상에게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어린이날 행사도 등장했습니다. 메타버스 어린이날 축제, 온라인 동화 낭독회, 비대면 놀이 체험 등 시대에 맞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어린이날은 시대에 따라 모습은 달라졌지만, ‘어린이를 존중하자’는 본질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도 확장될 것입니다.

어린이날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닙니다. 소파 방정환이라는 한 지식인의 철학과, 그가 마주한 사회 현실, 그리고 미래를 위한 비전이 만든 날입니다. 우리는 어린이날을 맞아 단순한 선물보다 ‘존중’과 ‘관심’이라는 가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올해 어린이날에는 그 유래와 의미를 되새기며,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존중을 전해보세요. 오늘 우리가 전하는 존중이, 내일을 바꾸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