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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부터 폭싹까지, 요즘 감성 저격 임상춘 작가

by hoho1010 2025. 3. 23.

 

한국 드라마계에는 수많은 작가가 있지만, 현실적인 인물 묘사와 따뜻한 감성, 그리고 지역적 정서를 살리는 스토리라인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로잡은 작가가 있다. 바로 임상춘 작가다. 그녀는 ‘동백꽃 필 무렵’으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24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다시 한번 감성 저격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임상춘 작가의 작품 세계를 ‘동백꽃’과 ‘폭싹’이라는 두 대표작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왜 요즘 대중의 감정을 이끄는 작가로 주목받는지 분석해본다.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1. 동백꽃 필 무렵 – 감성과 생활이 만나는 로맨스

2019년 KBS2에서 방영된 ‘동백꽃 필 무렵’은 임상춘 작가의 대표작으로, 소도시 ‘옹산’을 배경으로 싱글맘 동백과 순박한 경찰 황용식의 로맨스를 그린 감성 드라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편견, 가족, 여성, 커뮤니티 문제까지 현실적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임상춘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인물 각각의 말투, 행동,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마치 주변 이웃의 삶을 들여다보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특히 ‘옹산’이라는 가상의 지역을 통해 로컬리티와 공동체의 힘을 강조했으며, 이는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정서적 세계관으로 작동한다. 작품 속 대사 하나하나에는 따뜻한 철학과 유머가 묻어나며,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은 현실의 무게를 이겨내려는 시청자에게 진한 위로와 공감을 선사했으며,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잡은 작품으로 기록됐다. 임상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생활밀착형 감성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의 가능성을 열었다.

2. 폭싹 속았수다 – 시대와 인생을 담은 감성 서사

2024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삶을 수십 년에 걸쳐 그려낸 장기 서사 드라마다. 제목인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으로 ‘완전히 빠져버렸어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작품 전반에 걸쳐 인생, 사랑, 아픔, 성장에 ‘폭싹’ 빠져드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드라마는 ‘동백꽃 필 무렵’과는 또 다른 결을 지닌다. ‘옹산’이 공동체와 관계 중심의 이야기였다면, ‘폭싹’은 시간의 흐름과 한 인물의 내면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제주도의 사계절과 시대 변화 속에서, 여성 주인공 ‘애순’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며 그녀가 겪는 감정과 주변 환경의 변화가 매우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임상춘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지역성과 정서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자연스럽지만 강한 대사 구성력을 통해 시청자의 감정을 건드린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울림을 주는 대사와 장면 연출이 큰 특징이다. 특히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과의 협업은 임상춘의 필력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

3. 감성 저격의 이유 – 평범함 속의 특별함

임상춘 작가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대단한 사건 없이도 큰 울림을 준다는 점이다. 화려한 구성보다 일상 속 소소한 장면, 작고 평범한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한다. 이는 현대 시청자들에게 지친 일상 속 쉼표 같은 존재로 다가간다.

 

또한 그녀는 여성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동백’과 ‘애순’은 단순한 연애 대상이 아니라, 삶과 사랑, 독립과 연약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녀가 만들어낸 여성들은 강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시청자의 진심 어린 공감을 이끌어낸다.

 

임상춘 작가는 극의 전개에서도 불필요한 갈등이나 억지 설정을 배제하고,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는 내러티브를 추구한다. 이러한 스타일은 요즘 콘텐츠에서 보기 드문 서정적이고 따뜻한 흐름으로, 감성 저격 작가라는 수식어를 더욱 공고히 만든다.


임상춘 작가는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로컬리티 중심의 감성 작가다. 그녀는 지역성과 시대성을 담아내며, 시청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드라마를 만든다. ‘동백꽃 필 무렵’과 ‘폭싹 속았수다’는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자극적인 콘텐츠 사이에서, 임상춘 작가의 드라마는 마음을 머무르게 하고, 사람을 기억하게 만든다.

진심이 담긴 감성이 필요한 이 시대에, 임상춘이라는 이름은 더욱 귀중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