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뇌가 만들어낸 예측 결과다.” 리사 펠드먼 배럿(R. F. Barrett)의 대표작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감정에 대한 기존 상식을 뿌리째 뒤흔듭니다.
2025년 현재, 뇌과학과 심리학은 더 이상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닌 ‘설계 가능한 것’으로 바라봅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 구성 이론의 핵심을 풀어보고, 우리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감정을 훈련하고 바꿔나갈 수 있을지를 함께 탐색해보고자 합니다.

감정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감정 구성 이론)
기존 심리학에서는 ‘감정’을 선천적으로 주어진 본능이나 반사적인 반응으로 여겨왔습니다. 예를 들어, 분노하면 자동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두려우면 몸이 움츠러드는 식이죠. 하지만 리사 배럿은 이 이론을 정면 반박합니다.
그녀는 뇌가 감정을 예측(Prediction)하고, 기존의 기억과 개념을 토대로 구성(Construct)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감정은 뇌가 상황을 해석하고, 그에 맞는 생리적 반응을 조합하여 ‘의미 부여’를 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심장 박동 증가도
• 격한 운동 후에는 “운동했네”
• 중요한 면접 전에는 “긴장되네”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일 때는 “설레네”
→ 같은 생리 반응, 다른 감정인 것이죠.
이는 곧 감정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 문화, 학습,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합니다.
현재 이 이론은 뇌과학계에서 매우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AI 감정인식 기술, 감정 교육, 심리치료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감정은 조절할 수 있다, 설계할 수 있다 (실천적 적용)
감정이 뇌의 해석이라면, 그 해석 방식을 바꾸면 감정 반응도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감정은 우리가 학습하고 설계할 수 있는 뇌의 기술이라는 개념입니다.
리사 배럿은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감정 설계 방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1. 감정 어휘 늘리기
• ‘기분 나빠’ → ‘짜증’, ‘실망’, ‘좌절’, ‘무력감’
• 세분화된 감정 어휘는 뇌의 감정 구성을 더 정교하게 만듭니다.
2. 감각과 해석을 분리하기
• 가슴이 답답하다고 꼭 ‘불안’은 아닐 수 있음
• 생리 반응 자체에 즉각적인 라벨을 붙이지 않기
3. 새로운 개념 학습하기
• 다양한 경험, 독서, 문화 접촉은 감정 ‘도구상자’를 넓힘
• 뇌가 상황을 더 정교하게 해석할 수 있게 도와줌
4. 명상, 호흡 훈련 등으로 자율신경계 조절
• 생리적 반응을 안정시키는 것은 감정 조절의 핵심
이러한 방법들은 단순한 마음가짐이나 심리 트릭이 아닙니다. 실제로 뇌의 뉴런 회로, 시냅스 연결, 전두엽 활성화와 연결되는 과학적 전략입니다.
감정을 설계하는 시대란, 이제 뇌가 단순히 ‘느끼는’ 기계가 아니라 학습과 해석을 통해 감정을 창조하는 존재로 보는 관점에서 시작됩니다.
감정 설계는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관계·자기관리)
2025년 현재, 감정 설계의 개념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 교육: 감정 어휘 교육, 정서 코칭 프로그램
• 기업: 감정 기반 리더십, 회복탄력성 훈련
• 의료/심리치료: 감정 구조 이해를 통한 인지치료 접근
• 일상: 대화 갈등 해소, 감정 폭발 예방
예를 들어, 아이가 “화났어”라고 할 때 부모가 “어떤 점에서 속상했는지 말해볼래?”라고 질문하면, 그 아이의 뇌는 감정을 구체화하며 조절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 이는 미래 감정 자율성으로 연결됩니다.
또한, 자기 자신을 ‘감정의 피해자’가 아니라 ‘감정의 설계자’로 인식하는 것은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즉, 감정 설계는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닌 삶의 작동 방식을 재구성하는 핵심 기술이자,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21세기형 생존 스킬입니다.
감정은 바꿀 수 있다, 설계할 수 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감정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깨뜨리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감정 구성 이론’을 통해 우리가 감정을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우리는 감정을 단순히 ‘느껴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대를 넘어, 직접 설계하고 길들이는 뇌의 기술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감정을 설계하는 연습을 시작해보세요. 당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